PROFILE : ROA

최악의 조건에서도 최선의 선택을 위하여

30 May 2023
Direct. Soyeon Kim (@wyw_kiki98)
Edit & Layout Design. Seorim Lee(@24rim2)

미적 요소와 성능적 측면의 경계에서 기능성과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ROA. 끊임없는 소재 연구를 펼치며 편안하면서도 아름다운 풋 웨어 컬렉션으로 경력을 쌓아 온 ROA가 최근에는 22FW를 시작으로 세련된 기성복 컬렉션을 선보이며 그들의 폭넓은 세계관을 보여주었습니다. ROA의 탄생과 지금의 행보를 함께 살펴볼까요?

ROA 22FW를 위해 ERIC SCAGGIANTE가 촬영한 화보 중 ©ERIC SCAGGIANTE Instagram

ROA는 패션을 사랑하는 하이킹 마니아를 겨냥한 것을 시작으로 2015년에 SLAM JAM의 크리에이티브 팀과 테크니컬 풋웨어 디자이너 MAURIZIO QUAGLIA의 아이디어가 만나 탄생한 이탈리아 브랜드입니다.

밀라노에 위치한 SLAM JAM ©SLAM JAM Website

SLAM JAM은 온라인 스트리트 패션 유통 브랜드로 가장 잘 알려져 있지만, NIKE, CARHARTT WIP, Stüssy 등 다양한 패션 브랜드와 협력하며, 전 세계적으로 하위문화가 확산되는 데에 오랜 시간 기여해 온 장본인인데요, 현재까지도 예술적인 프로젝트의 중심지 역할을 이어오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Dolomites에 위치한 Forcella della Roa 산 ©Whympr

ROA의 이름도 하이킹과 연관이 깊은데요, 실제로 Forcella della Roa라는 Dolomites의 아름다운 하이킹 장소에서 유래되어, 로고 또한 Roa 산 정상의 실루엣을 양식화한 모습으로 표현되었다고 합니다.

ROA 23SS Collection ©ROA Website

ROA의 신발의 주요 소재는 KUDU SKIN과 VIBRAM입니다. 아프리카를 주 서식지로 하는 KUDU는 단단하고 조밀한 특성이 강점이 되는 다른 가죽들과는 달리, 특유의 부드러움과 자연스러운 탄력은 물론 물에도 강하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지형에서 통용되기 위한 회복성이 좋은 실루엣을 위해 선택된 소재입니다. 더불어 KUDU의 가죽은 남아프리카 정부에서 인구 과잉 방지와 지역사회로의 수출을 목표로 살처분에 직접 관여하고 있기에 윤리적인 기준에서도 높이 평가받는 소재입니다.
또한 지금까지도 ROA와 꾸준한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는 VIBRAM은 1937년부터 지금까지 아웃솔 연구에 매진하며 수많은 등산화의 밑창에 기여해 온 역사 깊은 회사로, UGG, HOKA , DANNER 등 수많은 아웃도어 및 애틀래틱 회사로부터 높은 신뢰도를 한몸에 받고 있는 회사입니다.

2022 A-COLD-WALL* X ROA ©A-COLD-WALL* Website

어떤 상황에 놓이더라도 미학을 희생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ROA에 끌린다.

2021 Our Legacy Our Legacy X ROA ©eye_C

ROA는 혁신적인 하이킹 신발에 대한 브랜드 비전을 공유할 수 있는 브랜드와 협력하며 여러 작품을 선보였는데요, 그 중에서도 A-COLD-WALL*와의 협력에서는 포인트로 사용한 오렌지 색상이 AĆW*가 가진 영국 기반의 어그레시브한 디자인 감성과 ROA의 구조적인 아웃솔 형태의 연결 고리가 되어 도회적인 감성을 제대로 보여주었습니다.
한편, 정통 헤리티지를 보여주는 OUR LEGACY와의 협력에서 사용된 오렌지 색상은 OUR LEGACY의 음양 로고와 VIBRAM 밑창이 대조를 이루며 어리숙하면서도 묘한 웨스턴 무드를 만들어내며 전혀 다른 분위기의 작품을 선보여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뒤집었습니다.

23FW Collection ©ROA hiking Website

신발은 의류의 토대가 되었지만, 그것은 하이브리드를 위해서는 당연한 것이었다.

ROA의 기성복 라인을 지켜본 많은 사람들은 이를 브랜드 내에서 일어난 영역의 확장을 넘어, 패션 시장 자체에서 불러일으킨 진보적인 시도로 평가합니다. 그 이유는 신발에서 사용하던 소재가 의류의 영역까지 확장하였기 때문인데요, 가장 편안하면서도 세련된 실루엣을 목표로 하는 그들의 소재연구가 결코 신발에 국한된 것이 아니었음이 증명된 결과였습니다. 지금 ROA의 어패럴 디렉터인 Patrick Stangbye는 어패럴을 시도하는 것이 특별히 더 어렵게 느껴질 것이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ROA 22FW Collection ©ROA hiking Website

모두 이탈리아에서 제작된 ROA의 첫번째 어패럴 컬렉션인 22FW에서는 의류의 클래식한 실루엣을 그대로 따르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재미있는 시도들이 펼쳐집니다. 히든 포켓, 서로 다른 소재들이 얽혀 만들어내는 독특한 패턴, 관절 부분 곳곳에 설계된 해부학적인 실루엣은 세련된 디자인을 만들어내고, 테이퍼드 솔기와 방수 클로저, 일체형 의류 제작 기술을 사용하여 3D 직물로 만든 압축 언더웨어는 기능성에 충실한 ROA의 기술력을 보여줍니다.

23SS Collection ©ROA hiking Instagram

ROA는 풍경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다. 도시와 시골, 쉽게는 눈에 익숙한 것들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전 세계적으로 해결해야 할 환경적, 정치적 문제를 떠안은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특정한 아름다움을 자연에서 포착하는 것이다.
- Patrick Stangbye -

23SS Collection ©ROA hiking Website

23SS에서는 재킷 시리즈가 특히 더욱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이킹과 밀리터리에 영감을 받은 실루엣의 쉘 재킷은 최신 기술이 반영된 고어 텍스 소재와 기능성 지퍼로 마무리해 보기 힘든 고급스러운 실루엣을 보여주었습니다. ROA는 줄곧 어스 컬러(EARTH COLOR)를 색상 스펙트럼으로 활용하면서 자연을 해석하는 관점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지난 22FW에서는 토양색과 밀접한 톤 다운된 컬러를 선보였다면, 이번 23SS에서는 좀 더 생동감 있고 비비드 한 컬러로 구성하여, 생명력 있는 자연의 모습을 연상케하였습니다.
봉우리를 오를 때에도, 아스팔트를 거닐 때도 멋스러운 패션을 위해 끊임없는 연구를 펼쳐온 ROA. 자연과 도심을 가리지 않고 우리가 마주한 환경에서 미학을 발견하는 ROA의 컬렉션을 앞으로도 기대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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