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 CURATED PARADE

이건영 디자이너가 들려주는 브랜드 스토리

29 November 2023
Interview & Photography. Soyeon Kim (@wyw_kiki98)
Layout Design. Hyeona Kim (@keemhyeona)
Edit. Seorim Lee (@24rim2)

2021년 서울을 기반으로 시작되어 컨템포러리한 감성과 독창적인 디테일로 독자적인 현대 기성복을 전개하는 CURATED PARADE. 클래식한 실루엣에 구조적인 패널 디자인, 곡선 형태의 집업 지퍼 등 미니멀한 디자인에 변주를 주는 섬세한 컬렉션과, 최근 개념적인 메시지에 심도 있게 집중하여 시작된 DOCENT TOUR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CURATED PARADE의 이건영 디자이너가 들려주는 브랜드 스토리를 지금 바로 시작합니다.

8DIVISION (이하 8D) : 안녕하세요. 본격적인 인터뷰 진행에 앞서 8DIVISION 독자분들을 위하여 소개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이건영 (이하 L) : 안녕하세요. CURATED PARADE와 DOCENT TOUR를 운영하고 있는 이건영이라고 합니다.

8D : 'CURATED PARADE'의 이름은 탄생 스토리가 있나요?

L : 디자인을 시작할 때부터 브랜드를 구상해왔고, 오랫동안 다양한 이름을 고민하며 의미 있는 표현들을 기록해왔습니다. 제가 기록한 것들이 메모장에 나열된 모습을 보며 기록의 과정이 제가 원하는 가치와 의미를 담고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고, 그 의미를 담아내기 위해 'CURATED PARADE'라는 이름을 만들었습니다.

8D : 어찌 보면 꽤 오래 준비한 이름네요. 그렇다면 결정적으로 브랜드 운영을 결심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L : 자연스럽게 시작된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옷 입는 걸 좋아했고, 중학생쯤부터 패션 브랜드에 눈을 뜨면서 이것저것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록 음악도 좋아하기 시작했고, 새로운 인디밴드 음악을 찾아보기도 하고 그랬던 것 같아요. 대학은 기계공학부로 진학하였는데 군대를 다녀온 후 가치관이 바뀌면서 패션디자인 전공으로 전과를 하였습니다. 이 시점부터 브랜드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고, 졸업 후 디자이너로 4년 정도 경력을 쌓은 후 CURATED PARADE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Parade라는 이름에서 출발하여 별(Star) 과의 연관성을 찾았고, 별은 특별하고 강력하지만, 보수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해석하였습니다."

8D : 터닝 포인트가 있었던 만큼 로고 제작에도 꽤나 공이 들어갔을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로고의 의미나 탄생 배경이 있나요?

L : 로고에 개념적인 요소를 함축시키고자 했습니다. 'Parade'라는 이름에서 출발하여 별(Star) 과의 연관성을 찾았고, 별은 특별하고 강력하지만, 보수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해석하였습니다. 약간의 남성성이 두드러지는 점도 좋았던 것 같아요. 별에서 한쪽을 잘라냄으로써, 별이 아니게 되지만 기존의 형태와 여전히 유사성을 띠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있었고, 이것이 곧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성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자른다'라는 행위를 행택(Hang Tag)이나 의류 디자인에도 적용시켜서 다양한 방면으로 개념을 전달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런데 저의 경험 부족으로 인해 뒤늦게 타브랜드 로고와 유사성이 있다고 판단하었고, 현재는 사용을 중지하게 되었네요. (웃음)

8D : 받아들이기 어려운 경험이었을 텐데 웃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 다행이네요. 다른 질문을 좀 드릴게요. 좋은 아웃핏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L : 좋은 아웃핏은 많은 것들이 복합적으로 결부되면서 이루어진다고 생각하고 그중 어느 하나 빠지면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옷의 본질적인 측면을 중요시하다 보니 하나를 꼽으라면, "착용감"을 중요시하는 편입니다. 너무 무거운 코트라던가, 어깨가 당긴다던가 등 불편한 착용감을 주는 옷들은 외적인 디자인이 마음에 들더라도 착용자가 결코 자연스럽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게 되고 결국 안 좋은 아웃핏으로 이어지지 않나 생각이 드네요.

"불편한 착용감을 주는 옷들은 외적인 디자인이 마음에 들더라도 착용자가 결코 자연스럽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게 되고 결국 안 좋은 아웃핏으로 이어지지 않나 생각이 드네요."

CURATED PARADE parade231 Campaign

8D : 공감되는 부분이네요. 불편한 옷을 입었을 땐 괜히 행동 하나하나가 어색했던 것 같아요. 앞으로의 컬렉션도 궁금한데요, 대략적으로 정한 방향이 있으신가요?

L : 기존의 디자인에서 크게 바뀌지는 않겠지만, 더 오래 입을 수 있는 디자인을 많이 보여주고 싶어요. 두 라인으로 나뉘어 표현되는 만큼 각자의 방향성 좀 더 선명하게 보여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8D : 두 라인이라면 CURATED PARADE와 지금의 DOCENT TOUR를 말씀하시는 걸 텐데요, 이 둘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L : Curated Parade와 Docent Tour는 기존의 Curated Parade를 분리했다고 하면 좀 더 이해하기 쉬울 것 같습니다. 기존의 컬렉션에서 직접적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계속해서 개념적인 메시지를 만들고 표현하고 있었는데, 캐주얼한 의류를 진행하다 보니 이 부분이 서로를 조금 방해하는 경향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Curated Parade는 옷이라는 장르 자체에 더 집중하는 방향성으로, Docent Tour는 개념미술, 예술적 표현, 그리고 문화적 요소와 메시지 등을 담아내고 표현하는 방향성을 보여줄 예정입니다.

8D : 두 브랜드로 나누어 전개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고 느껴지는데, 평소 개인적인 취향에 대해 어쭤봐도 될까요?

L : 평소에 조용하고 차분한 것들을 좋아해서 작은 카페나 음식점을 좋아해요. 김사월, 검정치마, 윤지영, RADIOHEAD 같은 뮤지션을 좋아합니다. 브랜드를 추리자면 COMME des GARÇONS, Raf Simons, Dries Van Noten, Helmut Lang, Our Legacy, Kiko Kostadinov를 좋아합니다. 특히 대학시절에는 Our LegacyKiko Kostadinov의 매력에 많이 빠져 있었고, 두 브랜드 영향을 많이 받은 편입니다. 요즘에는 새로운 것을 추구하기보다는 제 생각 속에 있는 것들을 더 정리해서 잘 만들고 싶은 마음이 더 큽니다. 비슷한 맥락으로 새로운 음식점을 찾아가는 것보다는 좋았던 음식점을 다시 방문하는 걸 더 좋아하네요.

8D : '생각 속에 있는 것들을 더 정리한다.'라는 부분이 와닿네요. 디자인을 결정할 때 현실적으로 가장 고민하는 부분도 있으신가요?

L : 겉으로 보이는 디자인뿐만 아니라 원단, 안감 사양, 옷의 마감 등 완성도에서 많이 신경 쓰는 편이다 보니, 디자인을 하면서 실제로 구현하는 것과 완성도에서 문제가 없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금전적인 한계 안에서 제가 추구하는 옷을 구현하려다 보니 항상 아쉬움이 남네요.

"요즘에는 새로운 것을 추구하기보다는 제 생각 속에 있는 것들을 더 정리해서 잘 만들고 싶은 마음이 더 큽니다. 비슷한 맥락으로 새로운 음식점을 찾아가는 것보다는 좋았던 음식점을 다시 방문하는 걸 더 좋아하네요."

CURATED PARADE Slam Jam EXCLUSIVE

8D : Slam Jam과의 협업도 많은 분들이 궁금하게 생각하실 텐데요, Exclusive 제품은 어떻게 시작된 건가요? 그 과정에서의 어려운 부분은 없으셨나요? 결과는 어땠는지도 궁금합니다.

L : 22년도 가을에 Parade221 룩북을 발표한 직후 Slam Jam에서 입점 제안 메일이 왔습니다. 해외 쇼룸에 대한 생각은 있었지만, 시작을 국내시장에 맞춰서 하다 보니 스케줄이 넉넉하지 못했는데 Slam Jam에서 이 부분을 맞춰주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EXCLUSIVE 컬렉션 역시 Slam Jam에서 제안하여 시작하였고, 협업 자체는 순조롭게 진행되었으나 역시 넉넉하지 못한 스케줄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기존의 제품에서 변형된 제품으로 구성되긴 했지만 저에게는 첫 번째 협업이었다 보니 의미 있고 좋은 경험으로 남았습니다.

8D : 마지막으로 Curated Parade를 사랑하는 팬분들과 8DIVISION 구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L : 인터뷰를 읽어주시고 관심 가져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 먼저 드립니다. 더 멋진 컬렉션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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